1. 환생을 모티브로 한 재벌가 이야기
솔직히 처음엔 전혀 기대하지 않고 송중기가 나온다기에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다. 실제로 1화의 경우는 약간 지루한 면이 없지 않았고 드라마에서 뻔히 보이는 재벌가들의 모습과 이야기에 흥미롭지 않아서 '그만 볼까?'도 여러 번 생각했던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정말 재밌어지는 부분은 윤현우(송중기)가 재벌가의 배신으로 죽고 재벌집 막내아들 진도준으로 다시 태어나면서 굉장히 흥미진진해진다. 사실 이런 환생을 다룬 영화나 드라마는 많았다. 그래서 이 드라마 또한 비슷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본인을 죽인 가문의 막내아들로 태어난다는 설정 자체가 흥미로웠고 재벌들의 역할에서 실제 재벌가들의 모습이 겹쳐 보이는 면이 없지 않아 보는 내내 재미를 더해주었다. 모든 재벌가들이 그렇듯 형제들끼리도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서로를 배신하고 의심하는 모습에서 '있는 사람이 더하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진양철(이성민)이 진도준(송중기)에게 "가족도 누구도 아무도 믿지 마라"라고 말하는 장면에서는 마음의 착잡함마저 느껴졌다.
2. 순양의 진양철 회장
사실 이번 드라마의 주인공은 재벌집 막내아들인 진도준(송중기)가 아니라 진양철(이성민) 회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드라마 초반 진양철이 나오기 전까지는 윤현우(송중기)가 드라마를 이끌어가는데 그렇게 신선하지도, 흥미진진하지도 않아서 지루함마저 느껴졌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2화부터 진양철 회장이 등장하면서부터 엄청나게 소름 끼치는 연기 때문에 더더욱 이 드라마에 몰입하고 빠져들 수 있었던 것 같다. 정말 이 드라마에서 이성민의 연기는 연기의 신이라고 할 정도로 대단했다. 사실 이성민은 진양철 회장의 나이보다 훨씬 어린 나이로 그 나이를 연기하기가 힘들었을 법도 한데 진양철 회장연기는 진양철 회장 그 자체였다. 눈빛과 말투, 카리스마 그 모든 것이 대기업 재벌가 회장의 모습이었다. 특히 섬망증세가 나타나고 죽음으로 드라마를 하차하게 되지만 드라마 끝까지 진양철 회장의 그늘은 여전히 느껴졌고 드라마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 정도로 이성민이 연기한 진양철 회장은 재벌가 대기업 회장의 모습 그대로였다.
3. 등장인물
윤현우 (송중기)
없는 집 장남이며 가장이다. 순양오너일가의 리스크를 관리하고 해결해주는 해결사로 오너일가의 지시라면 거절도, 질문도, 판단도 그 어떤것도 하지 않는다는 신념을 가진 충성스러운 순양맨이다. 하지만 해외에 숨겨진 자산을 순양에 귀속시키라는 특명을 받고 튀르키예로 행하지만 그곳에서 순양가에게 배신을 당하고 갱단의 총에 맞아 바다로 떨어지게 된다. 그 이후 진 씨 일가의 막내손자 진도준으로 태어나며 금수저로 다시 살아갈 기회를 얻게 된다.
진도준(송중기)
순양가의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명석한 두뇌를 가지고있으며 마치 미래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듯 보인다. (윤현우가 다시 어린 진도준으로 환생하였기에 사실 미래를 모두 알고 있던 것이 맞았다) 겉모습은 진도준이었지만 내면은 윤현우 그대로였기에 자신을 배신한 순양가에 순양제국의 왕좌를 빼앗을 것을 각오한다.
진양철(이성민)
돈을 따르는 엄청난 판단력과 냉철함, 혈육 뿐만아니라 그 누구의 말도 믿지 않는 냉정함을 가진인물. 그는 마음속에 욕심, 의심, 변심 세 가지를 가지고 있기에 회장까지 올라올 수 있었다고 말한다. 7화에서 진양철의 뇌 일부에서 동정맥 기형이 발견되었지만 70이 넘은 고령의 나이와 수술위치등이 좋지 않아 수술 자체도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로 인해 후반부에서는 섬망증세를 보이고 손자 진도준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탔을 때 소변을 보는 등 안타까운 모습을 많이 보이게 되고 결국 7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게 된다.
서민영(신현빈)
엄친딸로 집안이 법조 명문가집이다. 진도준과 같은 서울대 법학과를 나왔다. 여느 재벌 3세와는 다른 진도준에게 호감을 느꼈지만 표현하지 못한채 엇갈리고 말았다. 하지만 대학 졸업 후 검사와 제보자로 재회한 둘은 연인으로 발전하게 되지만 진도준은 순양의 회장직에 올라가기 전 죽음을 당하게 되고 서민영은 그 이후부터 검은 옷만 입고 다니면서 순양을 집요하게 추적하는 순양의 저승사자라는 별명을 얻게 된다.
진영기(윤제문)
진양철의 첫째아들. 의욕은 넘치나 실력이 따라와 주지 못한다. 안타깝게도 진양철의 탁월한 사업감각과 명민함을 물려받지 못했기에 진양철의 그림자를 밟을 생각도, 그의 뜻을 어겨볼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 진양철을 대신해 옥살이를 하고 진양철의 뜻대로 결혼까지 했지만 여전히 진양철에게는 못 미더운 장남이다. 부족한 자신을 대신해 아들을 앞세워 진양철의 눈에 들어보려 해도 진양철이 진도준을 밀어주는 걸 알게 되고 진도준을 제거하려 한다.
진동기(조한철)
진양철의 둘째아들. 눈치가 엄청 빠르고 계산도 빠르다. 진양철의 사업가마인드와 이필옥의 두뇌회전을 물려받았다. 하지만 장자가 아닌 차남으로 태어나 순양을 물려받을 수 없다. 때문에 무능한 형 대신 본인이 순양가를 이끌기 위해 늘 기회를 호시탐탐 노렸다. 심지어 무속인까지 채용하여 굉장히 의지하고 결정권까지 그 무속인에게 맡기는 모습까지 보인다.
진윤기(김영재)
진양철의 셋째아들로 서자이다. 다른 형제들과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진 인물로 혼외자이기에 순양에는 관심조차 없는 인물이다. 순양가의 경영에는 관심이 일절 없고 영화사업에 뛰어들었고 결혼 역시 진양철이 반대하는 결혼을 해서 대놓고 냉대받는 인물이다. 하지만 막내아들 진도준이 사업감각과 배짱, 판단력과 냉철함이 진양철을 닮을 것을 알고 그를 지지하고 응원해주게 된다. 이로 인해 10년 만에 진양철에게 다시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진화영(김신록)
진양철의 고명딸로 극 중반에 서울시장이 되는 최창제와 결혼했다. 자녀는 없으며 변덕스럽고 오만한 성격을 가지고있다. 하지만 아버지 진양철에게는 싹싹하고 애교가 많다. 딸이라는 이유로 순양의 후계자가 되지 못한다는 것에 불만이 많으며 오빠들 사이에서 자신이 능력을 인정받으면 얼마든지 후계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며 포기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욕망이 큰 바람에 진도준의 도움까지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4. 흥미진진했던 15화까지의 이야기 16화는..글쎄...
굉장히 흥미진진했던 1~15화까지의 이야기! 결말에 대한 아쉬움은 필자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느끼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간 드라마 전개와는 어딘가 조금 맞지 않는 부분들이 많았지만 사실 깊이 생각하지 않고 본다면 그렇게 나쁜 결말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사실 윤현우는 절벽에서 떨어지기전 서민영 검사와 국정원 요원들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살게되었고 깨어나지 못하고 입원해있던 일주일동안 17년동안의 진도준 인생을 살았던 것이었다. 뿐만아니라 20년 전 본인이 진도준의 죽음에 공범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윤현우는 진도준에 대한 억울한 죽음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고 진도준을 죽이려던 인물이 진양철 회장의 첫째 아들인 진영기였다는 것도 밝히게 되며 결국 오너일가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로 대국민 사과를 하게 된다.
15화까지는 결말이 어떻게 될지 너무나 궁금하고 흥미진진하게 흘러갔지만 16화에서 뭔가 갑작스럽게 마무리 짓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성민의 진양철 회장 연기력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흥미진진하고 볼 가치가 있었던 드라마였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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